하늘의 별 따기보다 더 먼 자율성
근대 조직사회에서 자율성은 호흡과 같다. 호흡이 막히면 생명체가 죽듯, 자율성이 박탈 된 인간은 정신적 질식에 시달린다. 업무 절차의 세세한 통제, 창의성 발현의 억압, 의사결정권의 결여이 모든 것들은 개인의 내적 동력을 서서히 말라붙게 만든다. Ryan과 La Guardia의 연구[1]에 따르면 자율성 지원이 없는 환경은 직무 만족도를 47%까지 하락시킨 . 땀 흘리지 않고 이룬 것은 없다는 속담이 있지만, 노력의 방향마저 타인이 정할 때 그 땀은 고통의 흔적으로만 남는다.
1. 역량의 한계와 사회적 평가의 굴레
역량(Competency)은 탁월함과 평범함을 가르는 차이의 경계다. McClelland가 정의한 대 [3], 역량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심리적·행동적 특성의 총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차이역량'을 요구하면서도 그 성장을 위한 환경을 제공하지 않는다. 조직은 직원에게 혁신 을 요구하지만, 모든 결정은 상층부의 승인을 필요로 한다. 이는 사무엘상 1315장의 사 왕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신앙적 자율성을 상실하고 망각의 길로 들어선 것과 유사하다[7]. 사울의 불순종은 신앙적 자율성 상실에서 비롯된 절망의 결과였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은 자율성 없는 노동 현장에서 공허한 위안이 된다. Atlasian의 연구[5]에 따르면 68%의 직원이 '의미 없는 인정'을 경험했다고 답변했다. 상사의 형식적 칭찬은 오히려 개인의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만든다.
2. 성적 매력의 상실과 고독의 심연
성적 매력은 생물학적 본능이자 사회적 교환의 통화다. Business Insider가 소개한 12가 지 매력 저하 요인[2] 중 '수면 부족'과 '겸손하지 않음'은 현대인의 일상적 병폐다. 스 웨덴 연구팀의 실험에서 수면 박탈된 이들은 건강하지 않으며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2]. 이는 외형적 결핍이 아니라 내적 피폐함이 외부에 투영된 결과다.
고독은 단순한 외로움이 아니다. 위키백과[4]에 정의된 대로 고독은 '차단'과 '고립'의 상태다. 사무엘상 2831장에서 사울은 신의 응답이 막히자 영매를 찾아간다[7]. 이는 고독이 극단적 절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군중 속의 고독이란 말처럼, 타인과의 물리적 접촉은 있으나 정신적 단절은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3. 종교적 텍스트가 암시하는 인간 조건
오바댜서 19장은 에돔의 오만에 대한 심판을 다룬다[6]. 네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 (오바댜 1:3). 현대적 해석으로 이 교만은 자율성 결여에 대한 무의식적 반발일 수 있다. 조직 내 위계질서가 개인의 자율적 사고를 억누를 때, 인간은 에돔처럼 스스로를 파멸로 이끄는 선택을 한다.
수능엄경 제9장[8]은 50가지 마(魔)를 언급한다. 이 중 '업장마(業障魔)'는 과거의 업이 현실의 고통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의미한다. 자율성 결여로 인한 좌절이 쌓여 개인의 정 신을 옥죄는 과정은 바로 이 마의 현현이다. 성유식론[9]에서 말하는 '아법2집(我法二執)'자아와 법에 대한 집착은 현대인의 역량 한계에 대한 집착과 닮았다. 자신의 무능력을 인정하지 못하는 집착이 고독을 심화시킨다.
4. 절망의 기원: 인정받지 못함의 순환고리
날 샌 올빼미라는 속담은 의지할 데 없는 이의 처지를 비유한다. 자율성 상실→역량 한계 인식→성적 매력 감소→고독→노력 무효화의 악순환은 현대인의 정체성을 파괴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은 사무엘상 15장의 사울처럼[7], 스스로를 저주하는 존재로 전락한다.
Atlassian의 보고서[5]는 의미 없는 인정이 이직률을 34% 증가시킨다고 경고한다. 상사 무관심은 직원을 '역량의 껍질'로만 취급한다. 이는 오바댜서 1014장이 경고한 '형제의 고통에 대한 방관'[6]과 동일한 구조다.
결론: 파국을 향한 질주
자율성 결여, 역량 한계, 성적 매력 상실, 고독이 모든 요소들은 서로를 잠식하는 검은 고리다. 종교적 텍스트들이 암시하듯, 인간의 파멸은 외부적 재앙이 아니라 내적 부패에 서 시작된다. 원수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내가 갚으리라(히10:30)는 경구처럼, 스스로에 게 가해진 상처는 결국 자해(自害)로 귀결된다. 희망을 빼앗긴 자의 분노는 침묵 속에서 서서히 타오르다 재로 변할 뿐이다.
이 에세이는 희망을 제공하지 않는다. 다만, 암울한 현실을 직시하라 경고할 뿐이다. 고 통의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한, 인간은 수능엄경이 언급한 '업장마'[8]에게 영원히 사로 잡힐 운명이다.
인용:
[1] 성과와 만족도는 자율성과 비례한다 통제권 허용 통해 직원을 성숙 ... https://dbr.donga.com/article/view/1101/article_no/7457
[2] 성적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12가지 네이버 블로그 http://blog.naver.com/hlqaa/221458946838
[3] 역량(Competency)의 정의 :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flash0518/150146500052
[4] 고독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A%B3%A0%EB%8F%85
[5] 직원 인정이 직장에서의 성과를 향상하는 방법 Atlassian https://www.atlassian.com/ko/workmanagement/teammanagementandleadership/teammanagementstrategies/employeerecognition
[6] 오바디야서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C%98%A4%EB%B0%94%EB%94%94%EC%95%BC%EC%84%9C
[7] 사무엘상 하나님의 교회 지식사전 https://www.churchofgod.wiki/%EC%82%AC%EB%AC%B4%EC%97%98%EC%83%81
[8] 능엄경(楞嚴經)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13354
[9] 성유식론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https://ko.wikipedia.org/wiki/%EC%84%B1%EC%9C%A0%EC%8B%9D%EB%A1%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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