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의 아침은 늘 분주하다. 회의실 불빛 아래로 들리는 익숙한 목소리들은 나를 포함한 수많은 군상(群像)을 끊임없이 재촉한다. 그러나 수많은 얼굴 사이에서 나는 이방인처럼 느껴진다. 동료들과 아침 인사를 나눌 때조차 어쩐지 마음 한구석이 싸늘해진다. 말없이 건넨 커피 한 잔이 어색하게 느껴지고, 엉덩이 하나와 밥 한 끼를 함께 했을 뿐인데 ‘친구’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관계가 무색하게 흩어지는 건 한순간이다.“친구 따르다 강남 간다.”흔히들 쉽게 인용하는 속담이지만, 그 말 속에서 나는 오히려 회의감을 느낀다. 회사라는 공간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은, 낯선 도시에 전전긍긍하며 길을 찾는 일과 다름없다. 동질감이라는 미명 아래 쌓인 관계는 업무 분담의 균열 앞에 쉽게 무너진다. 내 일과 팀의 성과가 곧 나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