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첫인상은 말없이 많은 것을 말한다. 우리는 종종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단 초 만에 그 사람에 대해 호감이 가는지, 아니면 왠지 모르게 거부감이 드는지 판단한다. 이처럼 비호감 인상은 설명하기 어렵지만 분명히 존재하며, 그 뿌리는 인간의 본능적 방 어기제에 닿아 있다. 그러나 더 깊은 문제는, 이러한 비호감이 공감 능력의 부재와 맞물 릴 때 드러난다.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 혹은 공감받지 못하는 사람은 사회적 관계에서 소외되고, 결국 내면의 고립과 절망에 이르게 된다. 이 글에서는 에스라, 히브리서, 잡아함경, 지장경, 구사론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비호감 인상과 공감 능력의 결핍이 어떻게 인간의 삶에 어둠을 드리우는지, 그리고 그 끝에 남는 감정이 무엇인지 차분히 성찰해보고 자 한다.
비호감 인상: 타인의 거울에 비친 나
비호감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단순히 외모나 표정의 문제가 아니다. 잡아함경 제12권에서는 사람은 마음을 따라 움직이고, 마음이 어두우면 그 행실 또한 어두워진다고 하였다. 이 말은 비호감의 근원이 외적 요소가 아니라, 내면의 태도와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리가 타인을 불편하게 느끼는 순간, 사실 그 안에는 우리의 두려움과 불안, 혹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숨어 있다.
한국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다. 이는 타인에게 비호감을 주 는 태도가 결국 자신에게도 불편함과 소외로 돌아온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아 무리 조심하려 해도 누군가에게는 비호감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이때 우리는 자신을 자 책하거나, 반대로 세상을 원망하게 된다. 잡아함경의 가르침처럼, 마음을 밝히려 해도 번뇌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공감 능력 없음: 이해의 부재가 남기는 상처
비호감 인상만큼이나, 혹은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공감 능력의 결여다. 히브리서 4:15는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시는 분이 아니시다고 말한다. 이는 진정한 관계란 상대의 아픔과 약함을 이해하고, 함께 느끼는 데서 시작된다는 의미 다. 그러나 현실에서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쉽게 외면한다. 지장경 권2에서는 타인의 고 통을 외면하는 자는 스스로 지옥의 문을 연다고 경고한다. 공감하지 못하는 마음은 결국 자신을 고립시키고, 인간관계의 단절로 이어진다.
공감 능력이 없는 사람은 타인의 감정에 무관심하거나, 혹은 자신의 감정만을 우선시한 . 이로 인해 주변 사람들은 상처받고, 점차 그 사람을 멀리하게 된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는 속담처럼, 공감의 부재는 결국 자신에게도 외로움과 소외로 돌아온다. 그러나 공감이란 단순히 상대의 말을 듣는 것만이 아니다. 구사론 제5권은 모든 존재는 각자의 업(業)에 따라 고통을 겪는다고 설명한다. 즉, 타인의 고통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라도, 그 고통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자신의 경험만을 기준으로 타인을 재단하며, 그 결과 상대의 고통을 외면하게 된다.
관계의 단절과 내면의 절망
비호감 인상과 공감 능력의 결핍이 동시에 존재할 때, 인간관계는 필연적으로 단절된다. 처음에는 단순한 불편함이나 오해에서 시작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골은 깊어진다. 잡아함경과 지장경은 모두 마음이 닫히면 번뇌가 쌓이고, 번뇌가 쌓이면 고통이 된다고 말한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혹은 자신의 마음을 밝히려는 시도 없이 살아간다면, 결국 남는 것은 고립과 절망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탓하거나, 세상을 원망하게 된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질 때도 있다는 속담처럼, 누구나 실수할 수 있지만, 반복되는 관계의 실패는 점차 자존감을 갉아먹는다.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공감받지 못하는 삶은 점점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구사론은 업의 그물에 걸린 자는 스스로 벗어날 수 없다고 하였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 만든 감정의 덫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함을 의미한다.
비관, 분노, 절망, 좌절로의 귀결
결국 비호감 인상과 공감 능력의 부재는 인간을 비관과 분노, 절망, 좌절로 이끈다. 처음에는 단순한 오해에서 비롯된 거리감이 점차 깊은 고립으로 이어지고, 그 고립은 내면의 분노와 좌절을 낳는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무색하게, 아무리 노 력해도 타인과의 벽은 쉽게 허물어지지 않는다.
에스라 7:10은 마음을 굳게 하여 율법을 연구하고, 지키고, 가르치기로 결심하였다고 기 록한다. 그러나 현실의 우리는 마음을 굳게 먹어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번번이 상처받고, 그 상처는 점차 깊은 절망으로 변한다. 히브리서의 위로도, 지장경의 경계도, 구사론의 통찰도 결국 내 삶의 고통을 완전히 덜어주지는 못한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다는 말처럼, 공감과 호감은 쌍방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 러나 세상은 늘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비호감의 그림자와 공감의 빈자리는 내 삶 어두운 그늘을 드리우고, 나는 점점 더 외로워진다. 결국 남는 것은 비관과 분노, 절망 좌절뿐이다. 인간이란, 때로는 그 어둠 속에 홀로 남겨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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