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연습

역대상 21:24와 예레미야 1:7을 통해 본 냄새의 흔적과 언어의 용기

필쇄 2025. 4. 14. 06:36
반응형





시작하며
사람의 삶은 보이지 않는 흔적들로 가득하다. 발걸음마다 남는 먼지처럼, 숨결마다 배어 나는 냄새처럼. 때로는 그 흔적이 공간을 점유하고, 때로는 말 한마디가 관계의 온도를  결정한다. 역대상 21장 24절은 다윗이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에서 제단을 쌓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는 값없이 주어진 땅에서 번제를 드리기를 거부하며 “내가 참값을 주고 사리이 ”라고 말한다. 이는 진실된 헌신이 남기는 ‘냄새’에 대한 은유로 읽힌다. 반면 예레미야 1장 7절에서는 하나님이 예레미야에게 “너는 내가 네게 명하는 모든 말을 그들에게 전하여라”라고 말씀하신다. 두 구절은 각각 ‘흔적’과 ‘용기’를 상징하며, 현대인의 삶 속에서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어떤 냄새를 남기며, 어떤 말을 감추는가?



1. 역대상 2124 – 냄새의 무게와 진실의 헌신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있지만, 진실은 종종 흙탕물 같은 현실 속에서 빛난다. 다 윗이 아라우나의 타작마당에서 제단을 쌓을 때, 그는 땅값을 치르며 번제를 드렸다. 이  단순한 종교적 행위를 넘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정화하려는 의지였다. 여기서 ‘냄 ’는 제사의 연기로 상징되듯, 행위의 결과가 남기는 영향력이다.

현대의 직장은 때로 타작마당과 같다. 업적을 갈아내는 과정에서 인간관계의 마찰은 불편한 냄새를 남긴다. 상사와의 갈등, 동료 간의 암묵적 경쟁은 사무실에 스민 ‘누린내’처  퍼진다. 그러나 문제는 냄새 자체가 아니라, 그 냄새를 외면하는 태도에 있다. “누린내  나는 데는 반드시 쥐가 있다”는 말처럼, 악취의 근원을 찾지 못할 때 조직은 서서히 병든다. 다윗의 선택은 이와 대비된다. 그는 냄새를 덮지 않고 정직하게 마주했고, 대가를 치르며 청결을 회복했다.

진실의 냄새는 처음에는 자극적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남기는 흔적은 결국 신뢰의 밑거름이 된다.



2. 예레미야 17 – 위축된 언어와 용기의 말투
예레미야는 자신의 부족함을 호소하며 “나는 아이라서 말할 줄 모릅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두려워하지 말라”고 명한다. 이 대화는 오늘날 직장 내 소통의 딜레마를 투영한다. 회의실에서 입을 다무는 사원, 상사의 의견에 고개만 끄덕이는 팀원—그들은 예레미야의 초기 모습과 닮아 있다. 두려움은 언어를 위축시키고, 침묵은 문제를 증폭시킨 다.

“말 한 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지만, 말하지 않으면 빚은 쌓인다. 직장 내 위축된 표 현은 단순한 개인의 약점이 아니다. 그것은 조직의 사막화를 부르는 신호다. 예레미야가 용기를 내어 메시지를 전했듯, 진실된 언어는 황무지에 내리는 단비와 같다. 비록 즉각적인 갈등을 초래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든다.

문제는 ‘어떻게’ 말할 것인가다. 예레미야의 이야기는 무모한 직언을 권장하지 않는다.  그는 신중하게 듣고, 신뢰를 기반으로 말했다. 마치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 처럼, 작은 용기부터 시작된 대화가 관계의 지도를 바꾼다.



3. 냄새와 언어의 교차로 – 청결과 소통의 순환
냄새와 언어는 서로를 증폭시킨다. 직장 내 불편한 진실이 외면당할 때, 그 침묵은 썩은 냄새로 번진다. 반면 솔직한 대화는 공기를 정화한다. 역대상의 다윗과 예레미야의 선택 은 이 순환의 고리를 끊지 않으려는 노력이다.

여기서 ‘희’와 ‘애’가 교차한다. 진실을 말하는 이의 용기는 희망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상처는 안타까움을 남긴다. 예레미야가 백성의 반발을 겪었듯, 현대인도 솔직함의 대가를 치른다. 그러나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된다”는 경고처럼, 작은 거짓이 누적되 면 결국 더 큰 붕괴를 초래한다.

해결은 청결과 소통의 동시적 실천에 있다. 냄새를 정화하려는 의지와 용기 있는 언어는 하나의 통로다. 회의실에서 한 사람이 진심을 말하는 순간, 공기는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치며
역대상 2124의 제단과 예레미야 17의 명령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어떤 냄새를 남기고 싶은가, 어떤 말로 그 냄새를 정화할 것인가. 답은 복잡하지 않다. “돌다리도 두 드려 보고 건너라”는 말처럼, 먼저 자신의 내면을 두드려 볼 때다. 진실의 향기와 용기  언어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우리는 비로소 건강한 공동체의 숨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