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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심연의 눈으로 보는 빛어둠이 세계를 삼킬 때, 오히려 눈이 먼 자가 가장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다. 그들은 눈에 보이는 환영 대신 영혼의 촉각으로 세상을 읽어내기 때문이다. 이사야서 42:16의 "흑암 중에 길을, 캄캄한 데에서 평탄한 길을 내리라"는 약속처럼, 영적 맹목의 시대에 진정한 안내자는 물리적 시야를 초월한 통찰력을 지닌 자다. 요한복음의 말씀은 이런 역설적 깨달음을 증폭시킨다. 육체의 눈을 감고 영혼의 귀를 열어 '생명의 소리'를 듣는 순간, 인간은 영생의 리듬에 발을 맞추기 시작한다.2. 광기의 지도학(地圖學)21세기 디지털 황무지에서 광인들은 새로운 카르타그라퍼(cartographer)가 되었다. 정신병원 침대에 누워 세계정신을 진단한 니체의 예언대로, 이제 상식이라는 옷을 벗어던진 ..